음악 이론 & 화성학

    음정 — 도수와 질, 완전·장·단·증·감의 차이

    2026-06-13

    피아노 앞에 앉아 도와 미를 함께 친다. 손가락을 한 번 옮겨 도와 솔을 친다. 두 화음은 모두 도를 아래 두고, 페이지 위에서 칸 하나만큼 거리가 떨어져 있을 뿐인데, 귀에 들리는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. 하나는 밝게 열리고, 다른 하나는 묵직하게 안정된다.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음정이다.

    악보에서 두 음 사이의 거리를 어떻게 세는지, 같은 칸만큼 떨어졌는데도 왜 어떤 음정은 "장"이라 부르고 어떤 음정은 "완전"이라 부르는지. 답은 음정을 두 축으로 나누어 보는 데 있다. 하나는 도수, 다른 하나는 이다.

    바흐 «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1번 G단조» 자필 악보의 한 페이지. 한 줄 안에 다양한 음정이 시각적으로 나란히 적혀 있다.

    도수 — 두 음의 자리를 세는 법

    음정의 첫 번째 축은 도수(degree) 다. 두 음이 오선지 위에서 몇 자리 떨어져 있는지를 세는 것이며, 항상 출발 음을 1로 세기 시작한다.

    • 도와 도(같은 음) = 1도(완전 1도, 동음)
    • 도와 레 = 2도
    • 도와 미 = 3도
    • 도와 파 = 4도
    • 도와 솔 = 5도
    • 도와 라 = 6도
    • 도와 시 = 7도
    • 도와 한 옥타브 위 도 = 8도(옥타브)

    여기서 중요한 함정 하나. 도수는 "사이의 칸 수"가 아니라 "포함된 음 자리의 수"다. 도에서 미까지 갈 때 거치는 음은 도·레·미 세 자리이므로 3도라 부른다. 두 칸 떨어졌다고 2도가 아니다. 줄이든 칸이든, 출발 음 자체를 포함해 자리 수를 세는 것이 핵심이다.

    질 — 같은 도수 안의 다섯 갈래

    도수만으로는 음정이 완전히 정의되지 않는다. 같은 3도라도 도-미와 도-미♭은 분명히 다른 거리이고, 다른 화음 색을 만든다. 두 번째 축인 질(quality) 이 이 차이를 잡는다.

    질은 두 음 사이의 정확한 반음 수를 기준으로 결정된다. 반음은 피아노 위 인접한 두 건반(흰-검 또는 흰-흰 중 가까운 두 건반) 사이의 거리다. 음정의 질은 다섯 가지로 나뉜다.

    • 완전(Perfect, P)
    • 장(Major, M)
    • 단(minor, m)
    • 증(Augmented, A)
    • 감(diminished, d)

    다만 다섯 가지가 모든 도수에 같은 방식으로 붙지는 않는다. 도수마다 적용되는 질이 정해져 있다.

    완전 음정이 붙는 도수 — 1도·4도·5도·8도

    1도, 4도, 5도, 8도는 완전·증·감 셋 중 하나만 가질 수 있다. "장 5도"나 "단 4도" 같은 표현은 없다. 이 네 개 도수는 음악에서 가장 안정적인 협화음의 기둥을 이루며, 음향학적으로도 단순한 정수비 진동 관계에 가깝다. 그래서 "완전(perfect)"이라는 이름이 붙었다.

    • 완전 1도 = 0반음 (같은 음)
    • 완전 4도 = 5반음 (도-파)
    • 완전 5도 = 7반음 (도-솔)
    • 완전 8도 = 12반음 (도-옥타브 위 도)

    장·단 음정이 붙는 도수 — 2도·3도·6도·7도

    2도, 3도, 6도, 7도는 장·단·증·감 넷 중 하나를 가질 수 있다. 흰 건반만으로 도부터 세었을 때의 거리가 "장"이고, 거기서 반음 하나가 줄어든 것이 "단"이다.

    • 장 2도 = 2반음 (도-레), 단 2도 = 1반음 (도-레♭ 또는 미-파)
    • 장 3도 = 4반음 (도-미), 단 3도 = 3반음 (도-미♭)
    • 장 6도 = 9반음 (도-라), 단 6도 = 8반음 (도-라♭)
    • 장 7도 = 11반음 (도-시), 단 7도 = 10반음 (도-시♭)

    장·단의 구분은 화음의 성격을 결정짓는 핵심이다. 장 3도가 위에 있는 화음은 메이저, 단 3도가 위에 있는 화음은 마이너로 들린다.

    증과 감 — 반음 한 칸의 변형

    완전 또는 장 음정에서 반음이 하나 더해지면 증음정, 단 또는 완전 음정에서 반음이 하나 빠지면 감음정이 된다. 증 4도(도-파♯, 6반음)는 감 5도(도-솔♭, 같은 6반음)와 같은 반음 수를 갖지만, 도수 표기는 다르다. 같은 소리도 어느 음에서 출발해 어느 자리로 가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.

    모차르트 «피아노 협주곡 23번» 자필 악보의 첫 페이지. 그랜드 스태프 위로 화음 안의 음정이 한눈에 들어온다.

    음정 읽기 실전 — 같은 도수, 다른 질

    도수를 먼저 세고, 그다음 반음 수를 확인하면 음정의 정체가 곧장 드러난다. 몇 가지 예를 보자.

    • 도-솔: 자리 수는 다섯(도·레·미·파·솔)이라 5도, 반음 수는 7개. → 완전 5도.
    • 도-미: 자리 수 세, 반음 수 네. → 장 3도.
    • 도-미♭: 자리 수 여전히 세(도·레·미), 반음 수 셋. → 단 3도.
    • 도-파♯: 자리 수 넷(도·레·미·파), 반음 수 여섯. → 증 4도.
    • 미-도: 자리 수 여섯, 반음 수 여덟. → 단 6도.

    이 흐름이 익숙해지면, 악보의 두 음을 보자마자 도수가 떠오르고, 사이의 임시표가 질을 결정해 준다는 감이 잡힌다. 음정은 외워 두는 표가 아니라, 두 축으로 좌표를 읽는 작업이다.

    다시 도-미와 도-솔로

    처음의 두 화음으로 돌아가자. 도-미는 자리 세 개에 반음 네 개 — 장 3도. 도-솔은 자리 다섯 개에 반음 일곱 개 — 완전 5도. 페이지 위에서는 칸 하나 차이로 보이지만, 한 화음은 메이저의 밝은 색을, 다른 화음은 협화의 안정감을 만들어낸다. 음정의 두 축, 도수와 질이 그 사이를 가른다.

    음정을 보는 눈이 익으면, 악보가 단순한 음표의 나열이 아니라 음 사이의 관계망으로 보이기 시작한다. 다음에 새 악보를 펼쳤을 때, 두 음 사이의 거리부터 한 번 세어 보자. 같은 음표라도 다르게 들릴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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