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화가 온다. 동료가 부탁한다. "내일 결혼식 반주, 한 명 펑크 났어요. 가능하실까요? 곡 목록은 메일로 보낼게요."
지금은 토요일 저녁 6시. 결혼식은 일요일 오후 2시. 20시간 남았다.
이 20시간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내일의 결과가 결정된다.
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Op.90 자필 첫 페이지. 출처: Wikimedia Commons, Public Domain
단계 1: T-20시간 ~ T-18시간 (저녁 6시 ~ 8시) — 분류
전체 곡 목록을 받는다. 5곡, 7곡, 12곡일 수 있다.
각 곡을 3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한다.
카테고리 A: 익숙한 곡
이미 한 번 이상 연주해본 곡. 결혼 행진곡, 졸업가, 흔한 찬송가. 이 곡들은 거의 손볼 필요가 없다. 운지 점검만.
카테고리 B: 모르지만 어렵지 않은 곡
악보를 한 번 훑어보고 "이 정도면 즉석에서 될 것 같다"는 느낌이 오는 곡. 이 곡들에 시간을 가장 많이 투자한다.
카테고리 C: 어려운 곡
악보를 보면 어렵다. 임시표 많고, 리듬 복잡하고, 페이지 넘김 어려움. 이 곡들은 별도 처리.
이 분류에 30분 이상 쓰지 않는다. 빠르게 결정.
단계 2: T-18시간 ~ T-14시간 (저녁 8시 ~ 자정) — 집중 연습
가장 긴 4시간. 효과적인 시간이다.
처음 1시간: 카테고리 C 두세 곡
가장 어려운 곡 두세 개를 골라 천천히 연주. 운지 결정. 페이지 넘김 위치 확인. 위험 마디 별도 표시.
여기서 중요한 결정: 곡 전체를 마스터하지 않는다. 위험 마디만 처리한다. 나머지 80%는 초견으로 해도 된다.
다음 1시간: 카테고리 B 다섯 곡
각 곡 10~15분씩.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통과. 막히는 부분만 두세 번 반복. 그 외에는 다음 곡으로.
다음 1시간: 카테고리 C 다시
처음에 골랐던 어려운 곡들을 다시 본다. 4시간 전 했던 표시들이 그대로 작동하는지 확인. 잊었으면 다시 표시.
마지막 1시간: 모든 곡 빠른 통과
리스트 순서대로 모든 곡을 한 번씩 통과. 음악적 표현 신경 쓰지 않는다. 음표만 정확히 짚는다. 한 곡 5분 미만.
자정 즈음 끝낸다. 더 하지 않는다.
단계 3: T-14시간 ~ T-6시간 (자정 ~ 아침 8시) — 수면
가장 중요한 단계. 그러나 가장 자주 무시되는 단계.
뇌는 수면 중에 학습을 정착시킨다. Stickgold & Walker(2007)의 연구는 운동 학습이 수면 중 강화됨을 보여준다. 자정에 학습한 운지 패턴은 다음 날 새벽에 더 강해진다.
반대로 4시간만 자고 더 연습하면, 새 학습이 일어나지 않는다. 작업 기억이 한계라 추가 입력을 처리하지 못한다.
8시간 수면이 4시간 추가 연습보다 효과적이다.
단계 4: T-6시간 ~ T-3시간 (아침 8시 ~ 11시) — 가벼운 점검
아침에 일어나서 30분간 가벼운 통과. 모든 곡을 한 번씩.
여기서 발견하는 것: 어제 어렵게 익힌 부분이 의외로 자연스러워졌거나, 반대로 어제 잘 됐던 부분이 다시 막히는 경우.
전자는 수면이 한 일. 그대로 둔다.
후자는 어제 익힘이 충분히 깊지 않았다는 신호. 10분 정도 더 짚어보고 넘어간다. 더 매달리지 않는다.
이 점검은 1시간 이내에 끝낸다. 나머지 2시간은 식사·이동.
단계 5: T-3시간 ~ T-1시간 (11시 ~ 1시) — 무대 점검과 워밍업
공연 장소 도착. 무대 또는 연주 위치 확인. 가능하면 실제 악기로 워밍업.
이 시간에 새로운 것을 익히려 하지 않는다. 이미 익힌 것을 안정화한다.
스케일과 아르페지오로 워밍업: 5~10분.
오늘 가장 걱정되는 한 곡만 통과: 10분. 한 번만. 두 번 안 한다.
나머지는 가만히: 머릿속으로 곡 시작 부분만 떠올린다. 손가락은 무릎 위에서 가볍게 움직인다.
이 시간에 너무 많이 연습하면 손가락이 피로해진다. 무대에서 손가락이 무거워진다.
단계 6: T-1시간 ~ T-0 (1시 ~ 2시) — 정신 준비
마지막 한 시간. 손은 거의 쉰다. 마음을 정리한다.
긴장은 자연스럽다. 긴장이 없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.
호흡 조절: 4초 들이마시고, 4초 멈추고, 8초 내쉰다. 5분 반복하면 심박이 안정된다.
악보를 마지막으로 살펴본다. 그러나 새로 익히지 않는다. 익숙함을 확인하는 정도.
단계 7: T-0 — 연주
무대에 오른다. 그동안 한 모든 준비가 작동하기 시작한다.
연주 중 실수는 있을 수 있다. 그러나 다음을 기억한다.
- 청중은 본인이 어떤 곡을 모르는지 알 수 없다.
- 한 마디 틀리는 것보다 멈추는 것이 훨씬 위험하다.
-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정확도보다 우선이다.
이 세 가지를 기억하면, 80% 익힌 곡도 무대에서 90%로 들린다.
회고 — 다음을 위한 데이터
연주가 끝난 뒤. 90분 안에 다음을 기록한다.
- 어느 곡이 가장 잘 됐는가. 왜.
- 어느 곡이 가장 안 됐는가. 왜.
- 어디서 멈췄는가. 어떻게 회복했는가.
- 시간 배분에서 무엇을 바꾸겠는가.
이 기록이 다음 공연을 위한 데이터다. 한 번의 공연이 한 번의 학습이 되려면, 회고가 있어야 한다.
Noteflex와 공연 준비
Noteflex의 패턴 인식 훈련은 직접적으로 공연 준비 도구는 아니다. 그러나 자동화된 패턴 인식이 있는 사람만이 24시간 안에 새 곡들을 익힐 수 있다. 음표 단위 처리자에게는 24시간이 부족하다. 평소의 훈련이 진짜 공연 준비다.